제목을 이렇게 썼지만 난 드리블을 잘 못한다. 그러니까 잘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정도로 하자. 그리고 오래 동안 연습하고 연구한 열정만큼은 누구 못지 않다. 드리블 하면 여러가지 기술들- 플립플랩이나 롤링, 호날두촙 등등-이 떠오른다. 피파 같은 게임을 해서 그런 탓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드리블은 그런 기술보다 보다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런 이해 없이는 아무리 혼자서 그런 기술들을 다 익히고 나도 실전에서 써먹기가 힘든 것이 분명하다. 우선 내 생각에 드리블에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는 루트, 그러니까 드리블 경로다. 실제 게임을 하면 공을 잡고 상대수비가 내 앞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면 이 사람을 어떻게든 뚫어내서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걸 경기중에 고집하게 된다.
이렇게 수비 양쪽으로 파고 든다는 생각. 이럴때 대략 돌파 각도가 90도 이하가 된다. 하지만 사실 경기에서 이렇게 돌파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수비수가 그렇게 멍청하지 않고, 내기술이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다. 그리고 설사 그렇게 돌파하는 경우라도 바로 뒤에 수비가 백업이 되서 공을 가로챌수도 있다. 그래서 경로만 다르게 생각해봐도 달라진다.
이렇게 각도를 90도 이상 최대 180도까지 더 넓혀서 생각해보면 움직임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니까 수비수를 '제낀다' 라기 보다. 좌, 우로 어느쪽으로든 넒은 길로 '도망'간다고 생각해 보면 훨씬 편해진다. 또 하나는 돌파의 괴적을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가져간다. 이런 움직임은 이니에스타와 네이마르가 가장 잘 보여준다. 특히 오른쪽으로 툭툭 턴을 한 다음에 상대를 보고 왼쪽을 돌파할때 이런 곡선움직임이 기가 막힌다. 드리블을 잘 하려면 '섬세하게'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이니에스타/치고나갈때는 정말 쭉쭉 잘 치고나간다.
또 한가지. 오른발 잡이를 기준으로 생각해봤을 때 내가 상대를 보고 오른쪽 뿐만 아니라 왼쪽 경로로 이동할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니에스타를 보면 오른발 잡이지만 대부분 드리블 이동시 상대를 보고 왼쪽을 파고 든다. 물론 이런 움직임을 하려면 여러가지 기본 스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실전 경기에서 드리블은 패스와 따로 노는게 아니다. 드리블 움직임이 다음 동작, 즉 패스와 또 다른 드리블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내가 "드리블을 하고 제쳐서 찬스를 만든다" 가 아니라, "내가 이동해서 패스 각도를 만든다" 가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